[앵커]
얼마 전 우리는 두 명의 젊은 소방대원을 화마 속에서 잃었습니다.
"살려서 돌아오라 살아서 돌아오라"
소방관 순직이 이어지면서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미 해외에선 소방관을 구하는 전문 구조팀부터, 위험한 현장에 대신 투입되는 로봇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계를보다, 이솔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 텍사스의 한 아파트 화재 현장.
벽과 지붕까지 무너져 내리면서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 3명이 그 안에 갇혔습니다.
[갇힌 소방관]
"오른쪽에서 두 번째 아파트 2층에 있습니다. 여기 매우 뜨겁습니다. 우리 갇혔어요."
[현장 지휘관]
"모든 대원들, 지금 구조 신호가 들어왔습니다. 구조 신호입니다."
구조 신호가 들어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고립된 소방관 3명이 무사히 현장을 빠져나옵니다.
이들을 구한 건 소방관 구출 조직인 '신속동료구조팀', RIT입니다.
[앙투안 둘리 / 美 댈러스 소방 RIT 총괄 지휘관]
"대원 10명으로 구성된 신속동료구조팀이 일찍 현장에 와 있었어요. 소방관들의 진입 지점을 보고 준비를 미리 해놨기 때문에 재빨리 투입 돼 구출할 수 있는 겁니다."
지역 건물 구조 공부는 물론이고 의식을 잃은 소방관을 진 채 이동하는 법까지.
훈련 내용은 소방관 구조에 특화돼 있습니다.
[앙투안 둘리 / 美 댈러스 소방 RIT 총괄 지휘관]
"주저 없이 화재 현장에 뛰어 들 정도로 충분히 훈련합니다. 매듭을 묶어 소방관을 끌어내는 것이나 어둠 속에서 장비를 활용하는 것들을 자주 훈련하거든요.“
미국은 산업안전보건청 규정에 따라 유사 시 소방관 구조 대원을 현장에 최소 2명 이상 두어야 합니다.
최근 3년간 화재로 숨진 미국 소방관은 10만 명 당 8.4명으로, 우라나라보다 적습니다.
소방관들의 희생을 막기 위해 각국은 다양한 해법을 내놓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대형 화재 현장을 중심으로 소방 로봇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2019년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당시 붕괴 위험이 큰 상황에서 로봇 '콜로서스'가 소방관 대신 투입돼 분당 2500리터의 물을 뿌려 진압했습니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매주 15대 이상의 소방 로봇이 화재 현장에 투입될 정도로 일반화 됐습니다.
영국은 "구할 수 없는 생명이나 재산을 위해서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는 것을 소방 매뉴얼에 명시해놨습니다.
위험이 크다고 판단되면 전문 장비가 확보되기 전까지 소방관을 무리하게 투입하지 않도록 한 겁니다.
[이 건 / 주한 미군 선임소방검열관]
"(이런 대책들도) 만병통치약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충분한 현장 인력이 있는지, 유능한 지휘관들이 활동하고 있는지도 따져봐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부터 소방 조직 전체에 RIT 도입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대책이나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세계를 보다 이솔입니다.
영상취재: 한일웅
영상편집: 이태희
이솔 기자 2sol@ichannela.com